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은 가난 속에서도 인간의 감정과 경험이 얼마나 풍부하고 깊은지를 잘 보여주는 시입니다. 이 시는 가난이 외로움, 두려움, 그리움, 사랑 등의 감정을 없일 수 없으며, 오히려 이러한 감정들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시를 읽다,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이라는 구절에서는 먹먹함과 눈시울마저 붉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난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이의 안타까움, 쓰라임이 느껴져서일까요?
저는 남들처럼 크게 해석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불평등의 근원, 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바로잡기 위해 어찌해야한다는 것까지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남들에게 강요하기 보다 한사람 한사람이 같이 느끼고 같이 생각하면 자연스레 바뀌어가는 것이겠지요.
감성에 젖어드는 겨울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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