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다,느끼다,생각하다

가족과의 시간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 일과 삶 사이에서 진짜 소중한 것을 찾는 법

by JapaniLog 2016. 9. 27.
반응형

우연히 광고 한 편을 보다가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화려한 연출도, 거창한 메시지도 없는 평범한 가족의 일상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그 순간 저 스스로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지금 가족과 해야 할 일들을, 나는 계속 다음으로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아이와 함께 가겠다고 약속한 여행,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벼르던 안부 전화, 배우자와 나누겠다고 생각했던 진솔한 대화들. 현대인들이 유난히 관계에서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가,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나중으로 미루며 살아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미처럼 일하다 스러져가는 현대인의 하루

우리의 일상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면, 일하는 시간이 인생을 집어삼키고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하루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기진맥진 상태죠.

제가 아는 한 분의 하루를 예로 들어볼게요. 아침 7시에 업무가 시작되고, 정시 퇴근은 오후 5시이지만 야근은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져서 실제 퇴근은 저녁 8시에서 9시 사이입니다. 집에 도착하면 9시에서 10, 씻고 나면 잠자리에 들기 바쁘죠. 토요일에도 거의 매번 출근을 합니다.

일주일 168시간 중에서 가족과 진짜 함께하는 시간이 고작 일요일 하루. 그것도 피로가 쌓인 채로 보내는 시간이라는 현실. 이게 과연 우리가 원했던 삶의 모습이었을까요?

  • 집에 오면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TV를 켜고
  •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그대로 잠들고
  • 눈 뜨면 다시 출근 준비하는

이 루틴이 어느새 너무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개미처럼 일하다 그냥 외로이 스러져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비뚤어진 자본주의 구조가 만든 악순환의 고리

이것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의지 부족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자본주의는 처음 지향했던 이상과는 많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성장의 과실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기보다는, 소수의 권력을 쥔 계층에게만 부가 집중되는 구조로 변질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대했던 삶 현재 우리가 직면한 현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 돈과 실적이 모든 것을 우선하는 환경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이 있는 삶 야근과 특근이 강요되는 기업 문화
혼자 벌어도 가정이 유지되는 경제 맞벌이가 아니면 생존이 어려운 현실
워라밸이 존중받는 직장 워라밸을 말하면 불성실하다고 보는 시선

이러한 구조 속에서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 임금이 낮으니 더 오래 일할 수밖에 없고
  • 혼자 벌어서는 가족이 살기 힘드니 맞벌이를 하게 되고
  •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어지고
  • 그러다 보면 가정이 가정으로서의 기능을 잃어가는

사람이 먼저고, 가족이 먼저고,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우리 삶이 오직 '돈을 위한 일이 최우선이 되어버린 현실. 이건 정말 통탄스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

거대한 구조를 당장 바꿀 수는 없더라도, 내 삶 안에서 우선순위를 조금씩 조정하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 결국 삶의 무게중심이 달라지거든요.

오늘 당장 시도해보면 좋을 것들

시간의 질을 바꾸는 연습

  • 퇴근 후 스마트폰을 잡기 전 10분만 가족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기
  •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TV와 스마트폰 없이 온전히 함께하기
  • 자기 전 5분만이라도 옆에 누운 가족의 얼굴을 바라보며오늘 어땠어?” 물어보기

미뤄온 약속들 구체화하기

  • 오래 미뤄온 가족과의 약속 하나를 이번 주 일정에 구체적으로 넣어보기
  • "나중에 같이 하자"가 아니라 "이번 주말에 함께 하자"로 바꾸기
  • 부모님께 "바쁘면 나중에 전화드릴게"가 아니라오늘 저녁에 꼭 전화드릴게

작은 관심의 표현들

  • 아이에게 혹은 부모님께 "오늘 어땠어?"라는 질문 하나 건네기
  • 함께 밥을 먹는 시간만큼은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 사랑해”, “고마워”, “수고했어 같은 말을 입 밖으로 표현하기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내가 지금 우리 가족에게 충분한 사람이 되고 있나?”

이 질문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어쩌면 그 불편함 자체가 이미 하나의 답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는 명분으로, 정작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주지 못하는 아이러니 속에 살고 있거든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더 오래 일하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이유로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을 희생하면서 말이에요. 하지만 아이들은 더 넓은 집보다 아빠와 함께 밥 먹는 저녁 한 끼를 더 원할 수 있고, 부모님은 더 비싼 선물보다 전화 한 통을 더 기다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구조적 현실에 대한 조용한 저항

물론 이 모든 것이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순간을 완전히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거대한 구조를 당장 바꿀 수는 없더라도, 내 삶 안에서 할 수 있는 조용한 저항들이 있습니다.

  • 야근을 거부하기 어렵더라도, 퇴근 후 1시간만큼은 가족에게 집중하겠다는 결심
  • 주말 출근이 불가피하더라도, 남은 시간만큼은 온전히 함께하겠다는 약속
  • 지금 당장 큰 변화가 어렵더라도, 5년 후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진지하게 그려보는 것

이런 작은 저항들이 모여서, 언젠가는 그래도 나는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돌아오지 않습니다

인생을 돌아보며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꼽는다고 합니다. 일을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도 함께요.

지금 당신의 아이는 딱 지금 이 나이입니다. 내년에는 한 살 더 자라있을 거예요. 지금 부모님의 건강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좋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지금 배우자와 나눌 수 있는 대화는 지금 이 시간에만 가능한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늘나중에 돈 많이 벌면”,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이라는 조건부 행복을 꿈꿉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시간은 우리의 사정을 봐주며 기다려주지 않아요.

오늘 하루, 가족과 함께해야 할 일들을 한 번만 더 지금으로 당겨보시길 바랍니다. 다음으로 미루는 것은 너무나 쉽고, 지금 하는 것은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그 선택이 만들어내는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가족과의 행복입니다. 그 당연한 진실을 오늘 하루만큼은 진심으로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결국 우리 삶의 마지막 순간에 기억나는 것은 통장의 잔고나 회사의 직함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었던 소박한 웃음일 테니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