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좀 이상하게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저 사람이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났어도 과연 성공했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보게 됩니다^^;;
이번에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발음은 코우노스케가 더 정확하죠)의 경영 철학서를 읽으면서 똑같은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요즘 사회에서는 유난히 출발선 담론이 지배적이고,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옛말이 되어버린 시대니까요. 그 의구심은 지금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의 삶과 철학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시대를 초월하는 어떤 태도가 분명히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최악의 조건표를 쥐고도 '경영의 신'이 된 역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출발점을 현대 기준으로 보면 그야말로 참담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성공할 만한 조건"과는 정반대였죠.
하지만 이 사람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자신의 단점을 단순히 "극복"한 게 아니라, 아예 다른 관점으로 뒤집어서 자산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입니다.
| 주어진 약점 | 일반적 해석 | 마쓰시타의 역전 해석 |
| 극심한 가난 | 기회의 박탈, 구조적 불평등 | 구두닦이, 신문팔이 등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실전 경험을 일찍 쌓음 |
| 초등학교 중퇴 | 지식 부족, 경쟁력 저하 |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여기며 평생 묻고 배우는 겸손함 획득 |
| 태생적 병약함 | 체력적 한계, 불리한 조건 |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아 평생 꾸준한 운동으로 오히려 건강 유지 |
이 전환이 단순한 긍정적 사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구조적 사고방식입니다.
"가난했기에 어릴 적부터 다양한 일을 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길렀다"는 그의 말은, 역경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통과하면서 그것을 자산으로 만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특히 "초등학교도 못 다녔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나의 스승으로 여겼다"는 부분은 현대 사회에서 더욱 절실합니다. 학벌과 스펙이 넘쳐나는 지금, 오히려 "나는 이미 많이 알아"라는 자만심이 성장을 막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말이죠.
대립을 바라보는 혁명적 시각: 배척이 아닌 조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남긴 수많은 경영 철학 중에서 현대 사회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바로 '대립'에 관한 이 통찰입니다.
"대립이 많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정반대의 의견, 정반대의 주장은 당연히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다. 따라서 배척하기 위해 고민하기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현대인들이 유난히 갈등에 취약해진 이유를 생각해보면, SNS와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에코챔버(Echo Chamber)' 현상이 큰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자신과 비슷한 생각만 보게 되면서 "내 생각이 곧 진리"라는 착각이 강화되고, 다른 의견은 곧 적의 공격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대립을 바라보는 두 가지 완전히 다른 시각
| 구분 | 대립을 배척하는 시각 | 대립을 조화시키는 시각 |
| 대립의 본질 | 제거해야 할 문제 | 자연의 이치, 당연한 현상 |
| 다른 의견 앞에서 | "저 사람이 틀렸어" | "왜 저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
| 갈등 해결 방식 | 한쪽이 이기고 한쪽이 지는 제로섬 | 둘 다 이길 수 있는 방법 모색 |
| 조직 문화 | 의견 충돌을 두려워하고 억압 | 다양한 관점을 환영하고 통합 |
| 최종 결과 | 승자와 패자, 남은 갈등과 상처 | 더 나은 해결책과 단단해진 관계 |
마쓰시타는 "정반대의 의견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대립이 아니라, 그 대립을 다루는 우리의 방식이라는 거죠.
현대 사회에서 실천하는 조화의 기술
그렇다면 마쓰시타가 말한 "어떻게 받아들이고 조화시킬 것인가"를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대립을 대하는 세 가지 태도 전환
첫째, 대립을 '문제'가 아니라 '자료'로 보기 의견이 부딪혔다는 건, 다른 관점, 다른 정보, 다른 경험이 모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왜 저렇게 생각하지?"를
- "저 사람은 어떤 경험을 했길래 저렇게 볼까?"로 바꿔보면 대화의 결이 달라집니다.
둘째, "배척" 대신 "추출"이라는 단어 떠올리기
- "틀렸어, 배제해야 해" 대신
- "저 의견에서 쓸 수 있는 부분만 뽑아 쓸 수 없을까?"를 생각해보세요.
셋째, "누가 이길까?" 대신 "우리가 뭘 얻을까?"에 집중하기
- "이 상황에서 '우리'가 같이 이길 수 있는 그림은 뭘까?"
- "내가 조금 양보하고, 저 사람이 조금 내려놓으면 우리가 함께 얻을 수 있는 게 뭐지?"
그럼 각 상황에서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을 살펴볼까요?
직장에서
- 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을 때 "왜 틀렸는지"가 아닌 "왜 저렇게 생각했는지"를 먼저 이해하려 하기
- 반대 의견을 환영하는 문화 만들기 — 반대 의견이 없는 회의는 생각의 다양성이 죽은 것
- "내 방법이 아니어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유연성 갖기
가정에서
- 세대 간 가치관 차이를 "틀린 것"이 아닌 "다른 시대의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기
- 배우자나 자녀와의 의견 충돌에서 "내가 이기는 것"보다 "우리가 함께 좋은 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
현대에 태어났다면 성공했을까: 그 의구심에 대한 현실적 답
처음에 던진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봅시다. 솔직히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인맥도, 학벌도, 초기 자본도 훨씬 더 중요하게 작동하는 구조적 불평등이 엄연히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약점을 무기로 전환하는 사고방식,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려는 겸손함, 대립을 조화로 바꾸는 지혜는 어떤 시대에 태어나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이 분이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마도 이런 사람이 되었을 것 같네요.
- 가난했기에 세상의 바닥 민심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을 것
- 배우지 못했기에 구글이나 유튜브를 통해 세상 모든 전문가를 스승 삼아 스펀지처럼 지식을 흡수했을 것
- 병약했기에 무리한 야근보다는 업무의 효율성을 키우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리더가 되었을 것
싸우기보다 함께 승리할 수 있는 방법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철학이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는, 우리 사회가 유난히 대립을 배척하고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도, 직장도, 가정도, SNS도 온통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싸움에서 누가 이기든, 진짜 좋은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싸우기보다는 함께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봄이 어떨까요?"
오늘 하루, 의견이 충돌하는 순간마다 "어떻게 이 대립을 조화시킬 수 있을까?"를 먼저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단점과 결핍, 그리고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대립과 갈등들. 이것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내일은 분명 달라질 수 있을테니까요..
가난하고, 몸이 약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비결은 결국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적이 아닌 스승으로, 장애물이 아닌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이었습니다. 그 시각만큼은 시대를 초월해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에게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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