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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느끼다,생각하다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 후회와 필연 사이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법

by JapaniLog 2016.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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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 시간을 뒤로 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전혀 다른 길로 걸어가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저도 가끔 그런 상상에 빠져요. 그때 그 선택을 다르게 했더라면, 그때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생각이 깊어질수록 점점 더 무거워지기만 한다는 거예요.

요즘 왠지 유난히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며 '만약 그때 그랬더라면'이라는 가정법 속에 스스로를 가두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황주리 작가의 '마흔살의 자화상' 중 한 구절이 그래서 더 깊이 와닿는 것 같아요.

어쩌면 모든 사람의 길은 십 년, 아니 이십 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 한들, 지금의 그 길로 다시 갈 수밖에 없을는지 모른다.

처음 읽었을 때는 좀 가혹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곱씹을수록 이 문장이 오히려 우리를 후회의 감옥에서 꺼내주는 열쇠가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그 시간들 - 어학연수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10년 전쯤, 어학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인 채 짐을 싸던 그 순간. 지금 돌아보면 "더 열심히 했더라면"이라는 후회가 살짝 남았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나는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을 거예요. 낯선 나라에서 혼자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가게 문을 두드리고, 서툰 외국어로 버텨내던 그 시간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그때의 나로서는 이미 꽤 용감하게 살고 있었던 거니까요.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곳에 자리한 후회가 있어요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

대장암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내면서 느꼈 그 마음들 -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치료에 더 신경을 썼더라면, 돈을 더 벌어두었더라면... 그 후회들이 여전히 마음 한켠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인생을 헛살았다는 생각, 너무 대책없이 살았기에 아버지께서 아프실 때 제대로 도움이 못 되었다는 후회."


후회의 진짜 정체 - 사랑했기 때문에 아픈 것

살면서 겪게 되는 후회들 중에 가장 오래가고 가장 깊이 파고드는 건 '내가 더 잘해드릴 수 있었는데'라는 후회예요. 특히 이미 곁을 떠난 사람에 대한 것이라면요.

이 후회가 유독 지독한 이유가 있어요다시 만나서 만회할 기회 자체가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부모님을 잃고 나서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생각이 있어요. "내가 더 잘해드렸어야 했는데"라는 것이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실제로 정말 불효를 한 사람들보다 오히려 곁에서 열심히 챙겼던 사람들이 이 후회를 더 강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왜 그럴까요? 바로 사랑했기 때문이에요.

저도 아마 아버지를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더 해드릴 수 있었는데"가 끝없이 떠오르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 후회의 무게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여러분의 사랑이 깊었다는 증거입니다.


냉정한 현실 인식 - 과연 우리는 다른 선택을 했을까?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냉정하게 내 자신을 바라보면 힘들겠지... 원래의 길로 다시 들어서버릴 것 같기 때문에...."

과연 10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과연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의 착각 현실적 진실
과거로 돌아가면 지금의 지혜를 가지고 갈 것이다 그때의 나는 그때의 한계와 지식 속에서 선택했다
완벽하게 다른 훌륭한 인생을 살 것이다 비슷한 성향과 상황에서 비슷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실수를 피하고 완벽하게 살 것이다 다른 실수를 하거나 다른 후회를 만들 것이다

그때의 나는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금 보기에 부족해 보인다면, 그건 지금의 내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예요.

왜냐하면 그때의 나는 그때의 나였으니까요. 지금의 경험도, 지금의 지혜도, 지금의 절박함도 없이 그냥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는 거잖아요. 그러면 아마도 비슷한 실수를, 비슷한 선택을, 비슷한 방식으로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필연의 장소에서 새로운 출발점을 찾기

황주리 작가의 말처럼,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간에 우리가 서 있을 수밖에 없는 필연의 장소"라면, 그건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해요.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누구든 어디에 서 있든 간에 후회하지 말자."

이 문장은 체념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그때의 나는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용서의 언어예요.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저도 아버지가 아프시기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과거의 후회를 현재의 동력으로 전환하는 법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과거를 후회하는 것보다 지금을 더 생기있게 살아가야지. 아버지도 그걸 바라시겠죠." 

아버지는 분명 그걸 바라실 거예요. 자식이 자신 때문에 수십 년을 자책하며 무겁게 사는 걸 원하는 부모는 없어요. 오히려 "그래, 나 때문에 힘들었지? 이제 좀 가볍게 살아라"라고 하실 것 같아요.


오늘이 바로 10년 뒤가 그리워할 '과거'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10년 전을 그리워하듯10년 뒤의 우리는 분명 지금 이 순간을 간절히 그리워할 것입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아직 내게 남아있는 시간과 기회들. 이것들은 훗날 아무리 많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자산입니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의 후회가 오늘의 나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후회는 나침반이 될 수 있어요. 내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무엇을 더 잘하고 싶은지를 가르쳐주는 나침반. 하지만 그 나침반을 들고 계속 제자리에서 울고 있으면 안 되겠죠. 방향을 확인했으면 이제 걸어야 합니다.

배움도, 성장도,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면 돼요.

과거를 후회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더 생기 있게, 조금 더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과거의 아픔에 대한 가장 훌륭한 응답이자, 미래의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조금 더 가볍게, 조금 더 생기있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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