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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느끼다,생각하다

말할수록 더 외로워지는 이상한 시대: 귀 두 개, 입 하나의 숨겨진 비밀

by JapaniLog 2016.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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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친구와 몇 시간 동안 수다를 떨고 집에 돌아왔는데, 묘하게 마음이 허전하고 피곤했던 순간 말이에요. 분명 내 이야기는 실컷 했는데, 정작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은 그 서늘한 기분. 저도 그런 적이 참 많았어요. 오늘은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솔직한 고백과 함께, 우리가 매일 하면서도 가장 어려워하는 '듣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는 왜 말할수록 더 외로워질까요?

요즘 사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든 사람이 각자의 방송국을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SNS를 열면 저마다 자신의 일상, 생각, 성취를 쏟아내죠. 하지만 정작 누군가의 이야기에 온전히 귀 기울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현대인이 느끼는 소통의 외로움은 단순히 혼자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진짜 나를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존재적 부유(漂流) 상태에 가깝습니다.”

현대인들이 유난히 말하기에 집착하는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어요. 과잉 연결된 사회 속에서 우리는 SNS, 유튜브, 각종 플랫폼을 통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표현하고 반응을 기다리도록 훈련되어 있거든요. 번아웃과 성과 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타인의 이야기에 에너지를 내어줄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자신의 이야기만 허공에 쏟아내고, 대화가 끝난 후에는 지독한 관계 피로만 남게 되는 거죠.

우리는 대부분 말 많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모두가 더 많이 말하려고 경쟁하는 시대에, 정작 모두가 원하는 것은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이 역설이 우리 시대 소통의 가장 큰 비극이에요.


"코고는 소리"에서 배우는 소통의 진실

엑스파일의 매력적인 FBI 요원으로 기억되는 데이비드 듀코브니가 이런 솔직한 고백을 남겼습니다.

내 기억으로는 어렸을 때, 나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들은 것은 코고는 소리였다.”

이 짧은 고백이 왜 이렇게 웃기면서도 뼈아프게 느껴지냐면,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 이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나는 신나서 이야기하는데 상대방 눈이 흐릿해지는 그 순간. 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스마트폰을 슬쩍 꺼내드는 그 느낌.

핵심은 여기에 있어요.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대방에게도 재미있을 거라는 가정이 우리를 수다쟁이로 만든다는 거예요. 진짜 소통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찾아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신체 기관의 대부분은 두 개인데 입이 하나인 이유. 말하기를 적게 하고 남의 이야기를 더 열심히 들으라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겠지요. 그리고 작은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세상이면 참 좋겠습니다.

경청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행위가 아닙니다. 상대방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 사람에게 안전한 심리적 공간을 내어주는 가장 적극적인 사랑의 표현입니다.”

구분 말하기 중심 소통 듣기 중심 소통
대화의 목적 나를 증명하고 인정받기 위함 상대를 이해하고 연결되기 위함
대화 중 상태 내가 다음에 할 말을 머릿속으로 계산함 상대의 감정과 맥락에 온전히 집중함
대화 후 감정 일시적 후련함 뒤에 오는 공허함 깊은 유대감과 따뜻한 충만함
관계의 결과 피로감이 누적되어 서서히 멀어짐 신뢰가 쌓여 단단한 내 편이 됨

오늘부터 시작하는매력적인 리스너되기 3단계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말하고 싶은 충동을 다스리고, 진짜 경청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해드릴게요.

1단계: ‘3초의 침묵법칙으로 대화의 온도 바꾸기

누군가 이야기를 마쳤을 때, 바로 내 말을 꺼내지 말고 딱 3초만 기다려보세요. 3초가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 짧은 침묵 속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 상대방이 하고 싶었던 진짜 속마음을 더 꺼내기 시작합니다
  • 내가 상대방의 말을 진짜로 소화할 시간이 생깁니다
  • 성급한 조언이나 반박 대신 진심 어린 공감이 나오게 됩니다

경청의 핵심은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내 머릿속 '다음 멘트 공장을 잠시 멈추는 것입니다.”

2단계: '70:30 법칙으로 대화의 균형 맞추기

중요한 대화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는 의식적으로 비율을 조절해보세요.

  • 내가 30%, 상대가 70% 말하도록 의식적으로 비율 맞추기
  • 내 얘기를 2~3문장 했으면, 그다음엔 반드시 질문 한 번 던지기
  • 그다음에 어떻게 됐어요?”,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같은 열린 질문으로 상대의 이야기에 살을 붙여주기

이렇게 '질문으로 대화의 주인공을 상대방으로 만들어주면, 상대방에게 이 사람이 정말 내 이야기에 관심이 있구나라는 느낌을 줍니다.

3단계: ‘한 박자 늦게, 한 문장 덜연습하기

듣기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반응이 한 박자 느리다는 거예요. 상대가 말하는 동안 머릿속에서 이미 내 대답을 조립하는 게 아니라, 정말 끝까지 듣고 잠깐 생각한 뒤 말하는 거죠.

  • 상대방 말이 끝난 뒤, 속으로 3초 세고 나서 말하기
  •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말고, 딱 한 문장 덜 말해보기
  •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상대의 눈을 부드럽게 맞추며 몸으로도 듣기

이 작은 지연이 "내가 널 이기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해하려고 듣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Q&A 현실적인 질문

Q. 저는 원래 말이 많은 편인데, 억지로 말을 줄이려고 하면 너무 어색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요.

말이 많은 것은 성격이고, 그 자체가 단점이 아니에요. 에너지 넘치고 사교적인 사람들이 대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억지로 말을 줄이려 하지 말고, 대신 이렇게 해보세요. 말하기 전에 딱 한 가지만 확인하는 거예요.지금 내가 하려는 이 말이 상대방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는가, 아니면 갑자기 내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는 것인가?” 이것만 체크해도 대화의 질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말의 양이 아니라 말의 방향이 중요한 거거든요.

Q. 상대방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줬는데, 정작 그 사람은 내 이야기는 들어줄 생각이 없어 보여요.

경청은 일방적인 희생이 아닙니다. 관계는 쌍방향이어야 건강해요. 한두 번은 괜찮지만, 지속적으로 내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점검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는 부드럽지만 솔직하게 "나도 요즘 이런 일이 있었는데, 잠깐 들어줄 수 있어?"라고 먼저 말해보세요. 그래도 반응이 없다면, 그 관계에서 에너지를 쏟는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데이비드 듀코브니가 어린 시절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배운 교훈. 그것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솔직하고 유쾌한 경청의 교과서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 모두 어린 시절의 듀코브니처럼,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신나게 이야기했다가 상대방의 무관심에 상처받은 경험이 있을 거예요. 그 경험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좋은 소통은 내가 얼마나 잘 말하느냐가 아니라 상대방이 얼마나 편하게 말할 수 있게 해주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말 잘하는 사람은 그 자리를 빛나게 합니다. 하지만 잘 들어주는 사람은 상대방을 빛나게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을 빛나게 해준 사람을 절대 잊지 않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다면 의식적으로 말을 적게 하고, 많이 들어줘야 합니다. 오늘 하루, 딱 한 번만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세요. 그 한 번이 어쩌면 당신의 가장 소중한 인연을 더 깊게 만들어줄 수 있을 거예요.

오늘도 즐거운 한 주의 시작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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