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분들 도와주기"도 결국 같은 뿌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위 만화를 보면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를 옳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교양없고 배운 것 없는 티내는 '넌 공부 안하면 저런 사람된다’라 말하는 사람들보다 교양있고 또한 아이를 크게 키우겠다는 배려가 엿보이는 말이니까요.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만, 솔직히 저도 잘 몰랐어요^^; 우리 대부분이 두 번째 표현을 더 교양 있고 배려 깊은 말이라고 생각해왔다는 걸요.
“어떻게든 ‘저런 사람’, '저런 분’이 되는 분들 기분은 어떻게든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깊은 성찰이 필요해요. 사실 두 표현 모두 같은 전제를 깔고 있거든요.
- “너 공부 안 하면 저런 사람 된다” = 저 일은 실패한 인생의 결과
- “너는 저런 분들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해” = 저 일을 하는 사람은 도움이 필요한 약자
두 번째 말이 온도는 더 따뜻하지만, 결국 그 일을 하는 분들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이 아닌 은혜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결국 그 말을 듣는 당사자 분들의 기분은 결코 좋을 리 없어요.
뒤늦게 깨달았네요. 우리가 아이들에게 “노동을 천시하는 문화”를 대물림하고 있었다는 걸요. 그것도 선의와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에요.
우리가 "저런 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진짜 모습
“경비하시는 어르신들 보시면 학교 선생님, 공무원 한 때는 좋은 직장에 다니셨던 분들이 수두룩합니다. 마트 캐셔보시는 분들도 가정에 보탬이 되기 위해 나오시는 주부분들이 대부분이죠, 그 주부분들도 고학력자가 대부분일 겁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공부 안 해서 저렇게 된 사람"이라고 가리키는 그 자리에, 한때 우리보다 더 많이 배우고 사회에 기여했던 분들이 서 계신 거예요.
| 우리의 편견 | 현실의 진실 |
| 공부 안 해서 하는 일 | 은퇴한 교사, 공무원 등 고학력 어르신들 다수 |
| 능력 부족으로 하는 일 | 가정을 위해 기꺼이 나선 훌륭한 주부, 어머니들 |
| 불쌍하고 도와줘야 할 대상 | 정당한 노동으로 당당하게 생계를 꾸리는 구성원 |
| 사회적으로 낮은 일 | 이분들 없이는 단 하루도 사회가 돌아가지 않음 |
“많이 배워쳐먹고 자기들 배불릴 궁리나 하는 국회의원 같은 쓰레기들보다 천번만번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학력도 높고 지위도 높다는 사람들이 민생은 뒷전으로 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모습과, 묵묵히 사회를 떠받치며 성실하게 일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대비해보면 진짜 존경받아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너무나 명확해집니다.
결국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수직적 계급 구조가 아니라 수평적 협력의 세계관입니다. 모든 직업은 위아래가 아니라 옆으로 나란히 손을 잡고 서로를 돕는 관계라는 걸 알려줘야 해요.
오늘부터 아이에게 '협력하는 세상’을 가르치는 3단계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건강한 노동관을 심어줄 수 있을까요?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제안해드릴게요.
1단계: 공부의 목적에서 '직업 비교’를 완전히 분리하기
공부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특정 직업을 깎아내리는 방식은 과감히 버려주세요. 대신 이렇게 말해보세요.
- 기존 방식: “공부 안 하면 저런 힘든 일 해야 해”
- 새로운 방식: “공부를 열심히 하면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또는 이렇게도 말할 수 있어요.
- “공부는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게 해주는 거야”
-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제대로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해”
공부는 아이 자신의 가능성을 넓히는 도구일 뿐, 누군가를 무시할 자격을 얻는 과정이 아님을 명확히 가르쳐야 합니다.
2단계: 일상에서 모든 노동에 대해 '감사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웁니다. 길을 걷다 일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아이가 듣는 앞에서 그 노동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표현해 보세요.
- 경비 어르신께: “항상 우리 아파트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아이와 함께 인사하기
- 마트 캐셔분께: “수고하세요” 라며 진심 어린 감사 표현하기
- 택배 기사님께: “무거운 걸 여기까지 가져다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아이 앞에서 말하기
그리고 아이에게는 이렇게 설명해주세요.
“저분들이 새벽부터 이렇게 깨끗하게 청소해주시니까 우리가 이렇게 기분 좋게 길을 걸을 수 있는 거야. 정말 고마운 일이지?”
3단계: '내가 도와줘야 할 사람’이 아닌 '함께 협력하는 동료’로 인식시키기
“모두가 사회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함께 협조해가며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네요…”
아이에게 세상을 이렇게 설명해보세요.
- “의사 선생님은 아픈 사람을 고쳐주시고, 농부 아저씨는 우리가 먹을 건강한 쌀을 길러주시고, 청소하시는 분은 우리 동네를 깨끗하게 지켜주셔. 이 중 한 분이라도 안 계시면 세상은 엉망이 될 거야.”
-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돕고 사는 거란다. 네가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성실하게 잘 해내는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해.”
이렇게 수평적 협력의 세계관을 심어주면, 아이는 어떤 자리에 서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진짜 리더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Q&A: 진짜 크게 키우고 싶다면
Q1. 그래도 현실적으로 아이가 편한 일을 하길 바라는 부모 마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마음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부모의 사랑이에요. 하지만 “더 좋은 선택지를 가지길 바란다”는 것과 “특정 일을 하는 사람을 무시해도 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이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어서 공부를 권하는 것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사다리 아래에 놓는 방식은 되어서는 안 되죠. “더 많이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와 “저 사람처럼 되지 마라”는 전혀 다른 메시지입니다.
Q2. 아이가 "왜 저 아저씨는 저런 힘든 일을 해요?"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아이의 순수한 호기심에 이렇게 답해주세요. “힘든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중요한 일을 해주시는 거야. 저분이 안 계시면 우리가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없어. 그래서 저분의 일은 정말 소중하고 고마운 일이란다.” 이렇게 답하면 아이는 모든 노동을 존중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요즘 많은 아이들이 ‘공부를 안 했기 때문에 노동자가 되었다’, '그들은 불쌍한 사람이다’라는 인식을 갖게 된 데에는 우리들의 잘못된 생각이 그대로 전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무심코 내뱉은 “저런 사람”이라는 단어 하나가 아이의 마음속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편견의 뿌리가 됩니다. 결국 아이들의 잘못된 인식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바로 우리 어른들의 말과 태도에서 나온 것이죠. 하지만 다행히 말은 바꿀 수 있고, 시선도 바꿀 수 있어요.
오늘부터는 거리에서 묵묵히 땀 흘리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애쓰기보다는 그저 “수고하십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진심 어린 인사를 함께 건네보세요.
"내가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도, "내가 도와줘야 하는 사람"도 아닌, “함께 이 세상을 만들어가는 소중한 동료”.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은 바로 이 따뜻하고 평등한 시선이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주역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읽다,느끼다,생각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초절제력의 불편한 진실 - "말 잘 듣는 것"과 “진짜 강함” 사이에서 (0) | 2015.12.10 |
|---|---|
| 아직 늦지 않았다 - 당신의 캔버스는 지금도 완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0) | 2015.12.10 |
| 안드로이드 기기관리자 핸드폰 찾을 때 유용합니다. (0) | 2015.12.10 |
| 말 한마디가 2kg을 찌운다 - 코르티솔이 증명한 말의 놀라운 과학적 힘 (0) | 2015.12.09 |
| 조화: 눈썹이 가르쳐 준 보이지 않는 가치와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용기 (0) | 2015.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