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돌아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오늘 놓친 것들, 실패한 것들, 아쉬웠던 순간들이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셀수록 하루가 더 무겁고 공허하게 느껴지는 경험, 여러분도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겠죠?
현대인들이 유난히 만성적인 불만족과 번아웃에 시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시대를 살면서도, 우리는 계속해서 부족한 것, 잃어버린 것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살아가고 있거든요.
우리 뇌는 원래 잃은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실 잃은 것을 먼저 세는 건 우리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이라고 부르는데, 인간의 뇌는 같은 크기의 이득보다 손실에 약 두 배 더 강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원시 시대에 생존을 위해 위험과 손실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했던 본능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거죠. 뇌과학적으로 보면, 우리가 어떤 생각을 반복할수록 뇌 안에 그 생각의 회로가 더 강하게 형성됩니다. "뉴런이 함께 발화할수록 함께 연결된다"는 원리예요.
요즘 사회에서는 이 본능이 더욱 자극받고 있어요. SNS에서는 24시간 남들의 화려한 삶과 내 현실을 비교하게 만들고, 뉴스는 하루 종일 부정적인 사건들을 쏟아내죠.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상대적 박탈감을 학습하게 됩니다.
잃은 것을 셀수록 감사함도 잃게 됩니다. 얻은 것을 셀수록 감사함도 얻게 됩니다.
무엇을 세느냐가 뇌의 회로를 바꾼다
우리의 마음은 아주 정직한 회계사와 같아요. 장부에 적힌 항목이 '손실’뿐이라면 결산 결과는 당연히 '적자’일 수밖에 없죠. 반대로 ‘수익’ 항목을 꼼꼼히 기록한다면 삶은 '흑자’로 돌아서게 됩니다.
| 잃은 것을 반복해서 세는 뇌 | 얻은 것을 반복해서 세는 뇌 |
| 부정적인 것을 먼저 포착하는 회로가 강화됨 | 긍정적인 것을 먼저 알아차리는 회로가 강화됨 |
| 같은 상황에서도 문제점이 먼저 눈에 들어옴 | 같은 상황에서도 가능성이 먼저 눈에 들어옴 |
| 작은 불행이 크게 느껴지는 감수성이 발달함 | 작은 행복도 선명하게 느끼는 감수성이 발달함 |
| 만족의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멀어짐 | 지금 이 순간의 충분함을 느끼는 능력이 커짐 |
결국 무엇을 세느냐는 단순한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일이에요. 그래서 얻은 것을 세는 연습이 처음엔 어색하고 억지스럽게 느껴져도, 꾸준히 하다 보면 정말로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이나 실망감을 무조건 억누르고 "그래도 얻은 게 있잖아!"라고 강제로 뒤집으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진짜 힘든 상황에서 억지로 긍정적인 척하는 건 감정을 억압하는 것에 불과하거든요.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은 충분히 느끼되, 거기에 영원히 머물지 않겠다는 선택이 핵심이에요.
- 잃은 것을 인정하되, 그것이 내 전부가 아님을 알기
- 슬픔을 느끼되, 그 슬픔이 나를 정의하지 않도록 하기
- 현실을 직시하되, 현실 안에 있는 좋은 것들도 함께 보기
이게 바로 건강한 관점의 균형이거든요.
거창한 변화가 필요하지 않아요. 작은 습관 하나가 삶의 색깔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자산을 다시 세어보기
우리는 건강을 잃고 나서야 걷고 숨 쉬는 것의 감사함을 알고,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곁에 있던 온기를 깨달아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적응 수준 현상’이라고 해요. 좋은 것들에 익숙해지면 그게 당연해져서 더 이상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죠.
- 오늘 아침 무사히 눈을 떠서 출근할 수 있었던 체력
- 힘들 때 커피 한 잔 건네주는 동료
- 퇴근 후 쉴 수 있는 따뜻한 방 한 칸
-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실패 속에서 얻은 ‘경험 데이터’ 기록하기
원하던 승진에서 미끄러졌거나 사업에서 실패했을 때, 단순히 '돈과 명예를 잃었다’고 마침표를 찍지 마세요.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다르게 접근해야 할지 알게 된 ‘값진 데이터’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잃은 것 목록 vs 얻은 것 목록 - 직접 해보기
오늘 한 번 솔직하게 적어보세요. 오늘 하루 잃은 것들의 목록과, 얻은 것들의 목록을 나란히 놓고 보는 거예요.
대부분의 경우, 얻은 것들의 목록이 훨씬 길겁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들을 세지 않았을 뿐이에요. 잃은 것들은 크고 선명하게 기억되는 반면, 얻은 것들은 작고 흐릿하게 지나쳐버리는 거죠.
그 목록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힘든 날 꺼내보세요. “아, 내가 이것들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감각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오늘부터 세는 것을 바꿔보기
무엇을 세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
이 말은 삶을 억지로 긍정적으로 포장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내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의식적으로 선택하라는 말이에요.
잃은 것들은 이미 지나간 것들이에요. 그것들을 아무리 세어봐야 돌아오지 않아요. 하지만 얻은 것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내 곁에 있어요. 그것들을 하나씩 세는 것만으로도, 지금 이 순간이 조금 더 충분하게 느껴지기 시작해요.
오늘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딱 세 가지만 떠올려보세요. 오늘 내가 얻은 것, 오늘 감사한 것, 오늘 좋았던 것. 그 작은 습관이 쌓여서 어느 날 문득, 삶이 생각보다 훨씬 풍요롭다는 걸 발견하게 될 거예요.
하루하루 얻는 것을 세는 따뜻한 삶이 되시길 바랍니다.
'읽다,느끼다,생각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EM(유용 미생물군) 완전 정복 - 친구도 쓰고 있다던 그 신비한 발효액의 모든 것 (0) | 2017.03.08 |
|---|---|
| 용기란 1초를 더 견뎌내는 것 - 99도에서 멈추지 않는 삶의 지혜 (0) | 2016.12.30 |
| "아니오"라고 말할 권리 - 거절이 이렇게 어려운 이유와 현명하게 거절하는 법 (0) | 2016.11.26 |
| 화내기 전에 딱 10초만 - 후회 없는 감정 관리의 진짜 기술 (0) | 2016.11.26 |
| 가족 - 성공이라는 미로에서 잃어버린 나침반을 다시 찾는 이야기 (0) | 2016.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