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롯데카드 제휴 에이스 아메리칸 치과보험 전화 받으시고 결국 가입까지 하게 되었다는... 우리 가족... 속사포 같은 설명과 친절함에 10분을 듣다가 전화 끊기가 미안해져서 덜컥 가입하고, 결국은 야단맞고, 해지하겠다고 전화했더니 또 조곤조곤한 설득에 "일단 서류 받고 보자"가 되어버린 그 상황. 제 가족은... 완벽한 프로를 만나버린 듯 합니다.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약해지는 이유가 뭘까요. 오늘은 그 이유와 함께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보려 합니다.
우리가 "아니오"를 못 하는 진짜 이유
메리 제인 라이언은 이렇게 말했어요.
“무엇인가에 대해 진정으로 '예’라고 말하려면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그럴 마음이 없다면 '아니오’라고 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왜 실천이 이렇게 어려울까요?
현대 사회의 특수한 환경이 만든 거절 공포증
우리들은 타인의 평가와 시선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길들여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감정 노동이 일상화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거절 자체가 상대방을 거부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인 듯 한데요.
심리학적으로 보면 우리가 거절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 거절을 어려워하는 이유 | 실제 현실 |
| 상대방이 상처받을 것 같아서 |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은 생각보다 빨리 회복하고, 오히려 명확한 답변을 선호함 |
| 들어준 시간이 아까워서 | 그 시간은 상대방의 직업적 선택이지 내 책임이 아님 |
| 관계가 나빠질 것 같아서 | 명확한 거절이 오히려 서로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는 현명한 선택 |
영업 프로들이 노리는 심리적 약점
이번에 이 사단을 만들었던 그 상담원은 정말 프로입니다. 막무가내로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에게는 "죄송합니다, 끊을게요"가 쉽게 나오지만, 조곤조곤하고 예의 바르게, 심지어 내 말까지 들어주는 사람 앞에서는 ‘선량한 죄책감’이 발목을 잡기 마련이거든요.
이런 분들은 고객의 미안해하는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겁니다.
- 10분을 들었으니 이제 와서 거절하면 그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것 같은 죄책감
- 친절하게 해준 사람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 같은 미안함
- “이 정도로 예의 있게 했는데 여기서 끊으면 너무 매정한가?” 하는 고민
진심이 담기지 않은 억지 "예"는 결국 나와 상대방 모두를 기만하는 가장 나쁜 대답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제때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친절한 행동이에요.
- 원하지 않는 보험에 가입했다가 해지하면, 그 영업사원은 실적이 취소되는 더 큰 손해를 입어요
- 원하지 않는 부탁을 억지로 수락했다가 제대로 못 해내면, 처음부터 거절했을 때보다 관계가 더 나빠져요
- 당장의 어색함을 모면하기 위한 억지 "네"는 결국 나중에 훨씬 더 큰 비용과 스트레스로 돌아와요
"아니오"라고 말할 권리 - 이건 당연한 권리입니다.
우리는 "아니오"라고 말할 권리가 있어요. 드라마 미생의 마부장처럼 비합리적인 요구에 당당하게 거절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죠. 하지만 그 권리 자체는 분명히 존재해요.
- 내 돈, 내 시간, 내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선택할 권리
- 비합리적이거나 부당한 요구에 맞서 거절할 권리
- 감당할 수 없는 일에 "그건 어렵습니다"라고 말할 권리
거절도 기술입니다.. 무작정 차갑게 끊어버리는 것도 아니고, 미안해서 끌려다니는 것도 아닌 중간 어딘가의 현명한 방법들이 있어요.
전화 영업 거절할 때
- “지금 당장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필요하면 제가 먼저 연락할게요.” - 이 한 마디가 가장 강력해요
- “설명 감사한데, 저는 보험 추가 가입은 안 하려고 합니다.” - 핑계가 아닌 기준을 말하기
- 10분을 들었어도 “말씀은 잘 들었는데, 지금은 필요하지 않네요”라고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직장에서 비합리적인 지시를 받을 때
- 즉각적인 거절보다는 “이 부분이 어려운 이유를 말씀드려도 될까요?”로 시작하기
- “제가 현재 이런 상황인데, 우선순위를 어떻게 조정하면 좋을까요?”로 대화 열기
- 무조건 "안 됩니다"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가능합니다”로 대안 제시하기
친구나 지인의 부탁을 거절할 때
- “미안한데, 이번엔 내가 도와주기 어려울 것 같아”라고 솔직하게 말하기
- 거절의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 없어요. 짧고 명확할수록 오히려 더 깔끔합니다.
- 죄책감 때문에 억지로 수락하면 결국 더 큰 실망을 주게 되니까요.
나 자신에게 먼저 "예"라고 말하기
결국 이 문제는 자존감과도 연결됩니다. 내가 불편해도 남이 편하면 괜찮다고 여기는 마음, 나 하나쯤은 조금 손해 봐도 된다고 여기는 태도가 쌓이다 보면 결국 "나는 그래도 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취급하게 돼요.
내 시간과 에너지를 존중하고, 내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필요할 땐 "아니오"를 말할 줄 아는 사람은, 사실은 나 자신에게 먼저 "예"라고 말하는 사람이에요.
거절은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상처를 주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건 그저 내 삶의 경계선을 지키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한 건강하고 필수적인 방어막일 뿐이에요.
오늘 하루, 누군가의 부탁이나 제안에 또다시 억지로 고개를 끄덕이려 하고 있다면 잠시 멈춰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내 대답에 진심이 담겨 있는가?”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면, 이제는 용기를 내어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거절해 보세요. 생각보다 세상은 무너지지 않고, 당신의 마음은 날아갈 듯 가벼워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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