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업일치"라는 달콤한 환상과 냉혹한 현실 사이에서
솔직히 저도 잘 몰랐어요^^; 언제부터인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이 또 다른 성공 공식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걸요. SNS에는 "덕업일치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나고, 자기계발서마다 "열정을 따라가라"고 외치는데, 정작 현실에서는 좋아하던 일이 직업이 되는 순간 전혀 다른 괴물로 변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되죠.
혹시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그림 그리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았는데, 막상 디자이너가 되고 나니 클라이언트의 수정 요구에 밤새 시달리며 “내가 왜 이 일을 좋아했지?”라고 자문하게 되는 순간. 글쓰기가 즐거워서 작가의 길을 택했는데, 마감과 원고료 걱정에 치이다 보니 빈 워드 문서 앞에서 손가락이 굳어버리는 그 막막함 말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되면 당연히 능률도 오르고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아요. 아무리 자신이 즐기는 일이라도 생계를 위해,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닌 남의 만족을 위해 살다 보면 어느새 그 일이 끔찍하게 싫어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거든요.
그런데 뒤늦게 깨달았네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말을 너무 단순하게 해석하고 있었다는 걸요. 마치 좋아하는 취미를 그대로 직업으로 바꾸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말이에요.
말콤 포브스가 진짜 말하고 싶었던 것
포브스 그룹의 창업자 말콤 포브스는 이렇게 말했어요.
“인생에서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자신이 즐기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노력하지 않는 것”이에요. 그는 "무조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바꿔라"라고 말한 게 아니라, “일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한 거예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과정당화 효과”로 설명해요. 내면의 순수한 즐거움으로 하던 일에 돈이나 타인의 평가 같은 외부 보상이 개입되면, 우리 뇌는 그 일을 더 이상 즐거움이 아닌 보상을 얻기 위한 노동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이론이죠. 그래서 좋아하던 일도 직업이 되면 갑자기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게 되는 거예요.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안 돼요. 문제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순수한 즐거움을 지켜내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에요.
| 구분 | 즐거움을 포기한 직업관 | 즐거움을 지켜내는 직업관 |
| 기본 전제 | “일은 돈을 벌기 위한 괴로운 수단일 뿐” | “일 속에서도 내가 통제하고 즐길 수 있는 영역이 있다” |
| 외부 평가에 대한 태도 | 비판에 쉽게 상처받고 감정적으로 소진됨 | 성장을 위한 피드백으로 수용하며 내성을 기름 |
| 업무 효율성 | 억지로 시간만 채우며 능률이 현저히 떨어짐 | 작은 성취감을 통해 자발적인 몰입과 능률이 오름 |
| 삶의 만족도 | 퇴근 후의 짧은 시간만 진짜 내 삶이라고 느김 | 일하는 시간도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일부로 받아들임 |
결국 매일 즐거운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같은 일을 할 때 인상 쓰는 것보다 즐기면서 하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다는 게 핵심이에요. 즐기는 것 자체가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나만의 균형점 찾는 4단계
1단계: "의무화 테스트"로 진짜 좋아하는 것과 그냥 좋아하는 것 구분하기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 전에, 이런 상황을 한 번 진지하게 상상해보세요.
- 이 일을 내가 하기 싫은 날에도 반드시 해야 한다면?
- 이 일의 결과물에 대해 남이 혹독하게 평가하고 수정을 요구한다면?
- 이 일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이 매일 따라다닌다면?
이 세 가지 조건에서도 여전히 이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그건 정말 직업으로 삼을 만한 일이에요. 반대로 이 조건들이 붙는 순간 급격히 하기 싫어진다면, 그건 취미로 소중히 간직하는 게 더 나은 일일 수 있어요.
취미를 취미로 지키는 것도 하나의 용기 있는 선택이에요. 억지로 직업화했다가 소중한 즐거움마저 잃어버리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판단일 수 있거든요.
2단계: 현재 직업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에너지” 10% 찾아 섞기
지금 당장 직업을 바꿀 수 없다면, 현재 하고 있는 일 속에서 내가 즐거워하는 요소와의 교집합을 찾아내야 해요. 전체 업무의 10%만이라도 내가 통제하고 즐길 수 있는 영역으로 만드는 거예요.
예를 들어:
-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한다면 → 고객 응대, 동료와의 협업, 회의 진행에서 사람과 연결되는 즐거움을 의식적으로 찾기
- 정리하는 걸 좋아한다면 → 자료, 파일, 업무 프로세스를 깔끔하게 재구성하는 것 자체를 작은 프로젝트로 삼기
- 글쓰기를 좋아한다면 → 보고서, 이메일 하나를 쓰더라도 조금 더 정성 있게, 나만의 스타일을 담아보기
직업 전체를 바꾸지 못해도, 일의 방식 안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씩 녹여 넣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3단계: “돈과 상관없는 순수 영역” 반드시 하나는 지켜두기
여기서 정말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든 아니든, 반드시 "돈과 상관없이,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나는 남겨두어야 해요.
이건 일종의 내 영혼의 피난처 같은 거예요. 그게 게임이든, 그림 그리기든, 악기 연주든, 운동이든, 글쓰기든:
“이건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야. 잘해야 해서가 아니라, 돈 벌려고가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이 영역이 하나라도 있으면, 일에서 얻지 못하는 만족감을 다른 쪽에서 보충할 수 있어요. 반대로 이걸 완전히 없애버리면, 어느 순간 내 삶 전체가 '돈과 타인의 요구’에만 맞춰 돌아가는 삶처럼 느껴지면서 번아웃이 훨씬 빨리 찾아오기 쉽거든요.
4단계: “완벽한 꿈의 직업” 대신 “견딜만함 + 성장 + 즐거움” 조합 찾기
솔직히 말해서, 매일 설레는 완벽한 직업은 거의 환상에 가까워요^^;; 현실적인 기준을 조금 조정해보면 어떨까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모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건 이미 꽤 괜찮은 직업이에요.
- 이 일이 나를 완전히 망치지는 않는가? (기본적인 정신·육체 건강 유지)
- 이 일을 통해 뭔가 배우는 게 있는가? (성장 가능성과 미래 전망)
- 이 일 안에서도 내가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는가? (작은 재미와 성취감)
"즐기는 일을 직업으로!"라는 이상적인 문장을 “직업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지점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로 바꿔서 보면, 현실과 이상이 조금은 더 가까워질 거예요.
Q&A 좋아하는 일과 생계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들
Q1. 좋아하던 취미를 직업으로 바꿨는데, 이제는 쳐다보기도 싫을 만큼 스트레스를 받아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정말 많은 분들이 겪는 안타까운 상황이에요. 순수했던 취미가 생계의 수단이 되면서 압박감에 짓눌려버린 거죠. 이럴 때는 일시적으로라도 그 일에 대한 '의무감’을 내려놓는 디톡스 시간이 필요해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오직 나만을 위한 쓸데없는 결과물을 하나 만들어 보세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평가받지 않을 온전한 나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거예요. 그렇게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고 다시 내면의 즐거움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처음에 내가 왜 이 일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그 순수한 불씨를 다시 살려낼 수 있을 거예요.
Q2. 솔직히 저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즐기는지조차 잘 모르겠어요. 이런 저도 즐기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명확히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아주 드물어요.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내가 무엇을 즐기는지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던 아주 사소한 행동’들을 관찰하는 거예요. 남들은 귀찮아하는데 나는 별로 힘들지 않게 해내는 일,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찾아보는 정보들이 바로 그 힌트입니다.
거창한 열정을 찾으려 하지 말고, 오늘 내게 주어진 업무 중에서 그나마 가장 덜 지루했던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 작은 조각들이 모여 당신만의 즐거운 직업을 완성해 줄 거예요.
"노력하지 않는 실수"를 피하는 가장 작은 시작
결국 말콤 포브스가 말한 “가장 큰 실수”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었어요.
생계와 관계없이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건 최상의 직업이겠지만, 과연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요? 우리 대부분은 완벽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그래도 내가 조금이라도 즐길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가며 살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그게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매일 즐거운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같은 일을 할 때 인상 쓰는 것보다 즐기면서 하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으니까요. 즐기는 것 자체가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오늘 하루,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딱 한 가지만 골라서 인상 쓰며 할지, 조금은 즐기는 마음으로 할지 내가 직접 선택해보면 어떨까요? 그 작은 선택이, 생각보다 우리의 하루와 인생을 부드럽게 바꿔줄지도 모르니까요.
완벽한 덕업일치를 이루지 못해도 괜찮아요. 지금 이 자리에서, 작은 즐거움 하나를 포기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말콤 포브스가 말한 "가장 큰 실수"를 피하고 있는 거니까요.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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